서울신대 신대원 수석 졸업 ‘만학도’ 남경현 임마누엘성결교회 전도사 “성도와 함께 울고 웃는 목회하고 싶다”

입력 2022-03-04 03:03
남경현 전도사가 지난달 21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수석 졸업자에게 주는 총장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남 전도사 제공

올해 서울신대 신대원의 수석 졸업생은 지천명을 갓 넘긴 사모 남경현(51) 전도사였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로 신대원에 입학한 남 전도사는 20~30대 학생들 틈에서 3년 내내 1~2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3일 “신대원을 다니는 동안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테니 도와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 왔다. 그 응답을 넘치게 받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신대원 시절 개척교회 사모이자 사역자로, 또 아내로 1인 3역을 맡았다. 그와 남편 김성한 전도사는 2019년 경기도 부천에 임마누엘성결교회를 개척했다. 김 전도사 역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뒤늦게 신학을 공부한 사역자로 다음 달 목사 안수를 받는다. 남 전도사는 장로교단에서 전도사로 사역한 경험이 있지만, 남편과 같은 교단(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섬기고 싶은 마음에 서울신대 신대원에 입학했다.

“열심히 외워도 잊어버릴 나이죠. 젊어서 학교 다닐 때도 밤을 새운 적이 없었는데 시험 기간만 되면 날밤을 새워 공부하고 기도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업 시간마다 맨 앞자리를 사수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그 덕분인지 1학년 1학기를 제외하고는 매 학기 성적 장학금을 받았다. 개척교회를 섬기며 학비가 부담이었던 그에게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여겼다.

공부하면서 교회 사역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남편과 조촐하게 시작했던 교회는 어느새 등록 성도가 40여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교회로 선정돼 교단 지원금을 받아 예배당을 확장했고, 지난 1월에는 신대원에서 만난 동기를 선교사로 공동 파송하기도 했다.

남 전도사가 황덕형(왼쪽) 서울신대 총장에게 상장을 받는 모습. 유튜브 캡처

그는 목회와 신학 공부를 병행하면서 재미와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목회 현장에서 이론과 실제가 이뤄지니 수업이 구체적으로 가슴에 와닿았고 개인적으로도 하나님과 관계도 깊어졌어요. 무엇보다 졸업을 통해 나이나 처한 상황에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사례를 성도들에게 보여준 것 같아 더욱 보람이 큽니다.”

졸업 후 그는 목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신대원 입학 때는 주저했던 마음이 있었지만 수석 졸업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함께 울고 함께 웃는 목회가 저의 목표예요. 성도들과 관계가 깊어질수록 내 마음에는 상처가 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을 끌어안으면서 가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저에게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