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진 현대제철 ‘죽음의 사슬’ 언제 끊어낼까

입력 2022-03-04 04:07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지난 2일 발생한 50대 노동자 사망은 회사 측의 안전 조치 이행 미비가 부른 산업재해 사고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국금속노조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전난간, 안전덮개, 수직형 방호막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2인 1조 작업지침이 있음에도 혼자 작업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사고 원인을 지목했다.

사망자는 온도가 400도 이상으로 치솟는 고온의 도금용 대형 용기에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도금 과정에서 발생한 찌꺼기를 제거하다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매우 위험한 작업 환경인데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면 사측이 위험을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당 공정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 작업으로 분류돼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는데 혼자 작업한 게 사실이라면 안전 수칙 위반에 해당된다. 회사 측의 귀책사유가 확인되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당진 현대제철소는 산재 사망사고가 빈발하는 사업장이다. 2010년 이후 이곳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30명이다. 노동계가 ‘죽음의 공장’으로 부르는 걸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노동자 개인의 과실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철저한 수사와 엄한 처벌로,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아야 한다. 노조는 당국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5월 사망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특별감독까지 실시했는데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별감독이 형식적이지는 않았는지, 감독 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