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핫플레이스·펫 프렌들리존… 카페는 변신 중

입력 2022-03-04 04:04
어린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할리스의 ‘좌식’ 공간과 MZ세대가 선호하는 ‘루프탑’, 연못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적용시킨 엔제리너스 아일랜드 대구 수성못점 내부 풍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할리스, 엔제리너스 제공

고객의 ‘경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면서 한 번의 경험이라도 특별한 걸 찾는 소비성향이 짙어졌다.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거나 인증사진을 찍기에 좋은 공간들이 인기를 끌자 카페업계도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빠르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 문을 열거나 재단장하는 커피전문점 매장은 ‘경험’에 방점을 찍는 콘셉트로 승부를 보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 가능한 매장, 좌식 공간으로 꾸며진 공간, 수입차 시승 등의 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카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상권마다 특화된 인테리어를 적용한 ‘엔제리너스 아일랜드’를 늘려가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대구 수성못 엔제리너스 아일랜드점은 최대 규모의 매장(약 1124㎡·340평)에 특색있는 공간을 배치해 눈길을 끈다. 빈백 형태의 소파를 배치해 눕거나 앉아서 수성못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 존’은 물론 경북 경주의 유명 제빵브랜드 ‘랑콩뜨레’를 숍인숍 형태로 넣어 지역 맛집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존 등을 꾸렸다. 테라스 존은 지역의 플리마켓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매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벤츠 무료 시승행사도 운영하는 등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데 힘을 주고 있다.

할리스는 지난해 12월 ‘펫 프렌들리존’을 갖춘 매장을 제주도에 열었다. 할리스 제주연북로점은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루프탑, 공연·전시 등 문화행사를 관람할 수 있는 ‘컬쳐스페이스 H’ 공간 등도 마련했다.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할리스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일부 매장에 1인 좌석, 좌식 공간, 루프탑 등의 여러 콘셉트를 적용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1인 좌석은 카공족이나 유연근무 활성화로 집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좌식 공간은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기에 좋은 인테리어는 더 중요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경기도 양평에 문을 연 양평DTR점은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울에서 1시간가량 걸리는 거리인데도 방문객이 몰리면서 ‘카페 오픈런’ 현상도 빚어졌었다. 커피전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카페를 즐기는 것은 이미 문화로 자리 잡았고, 가급적 다양한 경험을 누리고 싶어 하는 소비자 욕구는 더 커지고 있다”며 “맛으로 승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