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테니스 스타 엘리나 스비톨리나(세계랭킹 15위)가 러시아 선수를 완파하고 상금 전액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자국 군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2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GNP 인슈어런스오픈 단식 1회전에서 대회 톱시드인 스비톨리나는 아나스타시아 포타포바(81위·러시아)를 2대 0(6-2 6-1)으로 꺾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을 본 따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를 입은 스비톨리나는 ‘러시아에 질 수 없다’고 작정한 것처럼 초반부터 상대를 밀어붙였고 단 세 게임만 내주며 일방적 승리를 거뒀다.
스비톨리나는 “오늘은 내게 매우 특별한 경기였다”며 “매우 슬픈 기분이지만 이곳에서 테니스를 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경기에 전념하려 노력했고 우리나라를 위한 임무를 완수한 것 같다. 상금 전액을 우크라이나군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스비톨리나는 당초 러시아 선수와 1회전 대진이 확정되자 기권을 선언하고 SNS에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와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WTA와 남자프로테니스(ATP)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징계하지 않은 데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이후 WTA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에게 국기와 국가명 표기 없이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을 허용하자 입장을 바꿔 경기에 나섰다.
2020년 이 대회 우승자인 스비톨리나는 2차례 그랜드슬램 준우승, 투어대회 16차례 우승으로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고 지난해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을 획득한 우크라이나 테니스의 간판스타다.
한편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은 4일부터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코트에서 오스트리아와 2022 세계남자테니스선수권대회(데이비스컵) 24강전 경기를 갖는다. 첫날 단식 2경기, 둘째 날 복식 1경기와 단식 2경기 등 총 5경기 중 3승을 거두면 14년 만에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룬다. 박승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에이스 권순우(65위)를 중심으로 남지성(세종시청) 송민규(KDB산업은행) 홍성찬(세종시청) 정윤성(의정부시청) 5명이 나선다.
정건희 권중혁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