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나프타(원유를 증류할 때 유출되는 정제되지 않은 가솔린) 등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정유·화학업계, 항공유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항공업계의 긴장 강도는 높아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일(현지시간)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8.03%(7.69달러)나 치솟았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3.94% 오른 배럴당 104.97달러에 마감됐다. 한때 11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11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미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이다. 대(對)러시아 경제 재재가 거세지면 세계 원유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유·화학업계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공급난을 우려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입한 품목 2075개(173억5000만 달러) 가운데 1위 품목은 나프타(43억8000만달러)였다. 다만 한국의 원유 도입물량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5.5%에 그친다. 나프타 전체 수입물량(187억 달러)에서 러시아산은 23.4%를 차지한다.
또한 항공업계는 국제 항공유 가격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걸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항공유 급등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항공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한 달여 만에 10달러 가까이 올랐다.
항공유 인상은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부담을 준다. 국제선의 경우 편도 기준으로 거리 비례로 1만8000~13만8200원을 부과한다. 국내선은 5500원에서 8800원으로 오르게 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