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어깨에 한국교회 미래 달려” 격려

입력 2022-03-03 03:05

“후배님들, 여러분 어깨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총신대 신학과 83동기회(이하 동기회)가 2일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는 후배들에게 양복(사진)을 선물하며 전한 말이다. 양복을 받게 된 후배들은 이렇게 화답했다. “열심히 공부해 선배님들의 성원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동기회에서 장학금 모금을 처음 제안한 한종근(62·인천 옥련중앙교회) 목사는 “동기들이 후배들을 위해 1000만원을 모았고 총신대 신대원에 입학하는 후배들에게 정장을 사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신대 출신으로 신대원에 합격한 80여명 중 무시험 전형 학생 38명이 이 선물을 받았다. 선물을 받게 된 김도건(28·신암교회) 전도사는 “귀한 공동체 일원이란 걸 다시 느꼈다”며 “저도 후배들에게 좋은 믿음의 선배이자 동역자가 되도록 성실히 공부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동기회는 1983년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한 이들의 친목 모임이다. 동기회가 이런 계획을 처음 나눈 건 2019년이다. 총신대 학내 갈등 이후 재정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른 해다. 간사 역할을 하는 이병설(59·인천 에덴교회) 목사는 “총신대에 큰 아픔과 상처가 있고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며 “학교에 대한 관심과 기도가 절실하다고 생각했고 학교 발전을 위해 장학금 모금을 시작했다”고 했다.

취지에 동감한 현직 목사와 선교사 등 동문 50여명이 장학금을 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장학금은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탄자니아 엘살바도르 캄보디아 필리핀 등 선교지 동문도 적극 참여해 2020년부터 매년 100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미션소프트 대표 박영섭 목사는 장학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기부했고 정귀석(주평강교회) 이병설 목사는 전달식 식사를 대접했다.

회계를 담당하는 이국진(57·전주 예수비전교회) 목사는 “우리의 작은 마음이 각 동기회로 퍼져 후배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면 좋겠고 선배들의 응원 속에 총신대가 기독 명문대로 발돋움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김주한 총신대 신학과 학과장은 “신학과 선배들이 후배들을 아끼고 응원하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전해 주시는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