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 제재로 돈줄 말라가는데… 우크라엔 자금 지원·기부 잇따라

입력 2022-03-03 04:04
우크라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쿠나’ 설립자이자 우크라이나블록체인협회장인 미카엘 초바니안이 트위터에 공개한 1일 오전 7시 기준 암호화폐 모금내역.

미국 등 서방의 전방위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돈줄이 말라가는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에는 국제사회와 각계의 자금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채권으로만 3000억원 넘게 조달했고 가상화폐로도 수백억원 상당을 기부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가 1일(현지시간) 기관투자가에게 전쟁채권을 팔아 81억 그리브냐(3250억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각국 투자자들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비롯해 로빈후드, 피델리티, 씨티그룹 등이 운영하는 투자 플랫폼에서 어떻게 하면 전쟁채권을 살 수 있는지 묻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리스에 사는 케빈 반 랑겐은 “전쟁채권을 살 방법을 알아봤다”며 “내 집 마련을 위해 저축하는 동안 단기투자 기회이자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도움을 주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랑겐은 우크라이나군 지원기금을 마련 중인 우크라이나국립은행을 통해 250유로(약 33만원)를 기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채권) 투자자에게 진정한 이익은 선의의 싸움을 벌이는 정부에 2억77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만족감일 것”이라며 “수익과 자산보전 같은 전통적 고려사항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밈(Meme·입소문) 투자의 특징이 결합된 투자 기회를 찾는 이들에겐 옛날얘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계좌로도 기부금이 쇄도하고 있다. 현지 가상화폐 거래소 ‘쿠나’ 설립자이자 우크라이나블록체인협회장인 미카엘 초바니안이 트위터에 공개한 1일 오전 7시 기준 암호화폐 모금액은 1685만 달러(204억5000만원) 상당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하일로 페도로프 디지털혁신부 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달 26일 트위터 공식 계정에 암호화폐 계좌를 공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군사·경제·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1조2075억원) 이상을 직접 지원했다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