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엄수됐다.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진행된 영결식에는 유족과 황희 문체부 장관,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송태호·신낙균·김성재·김종민·유인촌·정병국·박양우 전 문체부 장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화예술계 공공기관장과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황 장관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불모지였던 문화의 땅에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서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워 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주셨다”며 공로를 기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속에 이어령 장관님의 숨결을 이어가겠다. 장관님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인인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추도사에서 “선생님은 이 땅의 한 시대의 어둠을 새벽으로 이끈 선각이시며 실천가이셨다”며 “대한민국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한 문화 대역사를 이루셨으며 20세기 한국의 뉴 르네상스를 떠받친 메디치로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평론가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평론가 소설가 시인 언론인 문화기획자보다 ‘선생님’으로 불리기를 좋아하셨던 우리 선생님”이라며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삶을 진정하게 사는 것임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 메멘토 모리. 이제 편히 잠드소서”라고 추모했다.
추모 영상도 상영했다. 영상에는 고인이 이룬 방대한 업적을 비롯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라”와 같은 고인의 당부,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와 같은 고인이 생전 말을 담았다. 헌화와 분향, 한예종 교수와 학생들의 추모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아침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영결식장으로 이동하던 중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지날 때는 외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 캔버스 ‘광화벽화’에 고인의 생전 영상과 추모 문구가 표출됐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눈을 감은 고인의 시신은 화장 후 충남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