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과 소비가 동반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가 한꺼번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경기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 위험 요인 때문에 경기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지난해 7월(-0.8%)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0.5%)과 9월(0.3%) 증가하다가 10월 0.1% 줄어든 뒤 11월(1.2%)과 12월(1.3%)에는 다시 늘어났다.
광공업 생산은 기계장비(-3.2%) 등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6.1%), 자동차(3.2%) 등에서 생산이 늘어 0.2%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1.2%)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금융·보험(-2.7%),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줄면서 0.3%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2.0%) 등 대표적 대면 서비스업 분야 생산은 오히려 회복세를 나타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5.6%)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6.0%)가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승용차 판매가 줄었다고 봤다. 여기에 평년 대비 높은 낮 기온 등 온화한 날씨로 의복 수요가 줄면서 준내구재(-3.4%) 판매도 부진했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하며 7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험적으로 볼 때 경기가 변곡점에 가까워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지표가 기저효과 등으로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경기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 심의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나 중간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