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 2년 만에 쌍끌이 하락…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뒷걸음질

입력 2022-03-03 04:07
지난달 소비와 생산이 동반 감소했다. 특히 소비는 전월 대비 1.9% 감소해 2020년 7월(-5.6%)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 모습. 연합뉴스

1월 생산과 소비가 동반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가 한꺼번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경기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 위험 요인 때문에 경기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지난해 7월(-0.8%)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0.5%)과 9월(0.3%) 증가하다가 10월 0.1% 줄어든 뒤 11월(1.2%)과 12월(1.3%)에는 다시 늘어났다.

광공업 생산은 기계장비(-3.2%) 등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6.1%), 자동차(3.2%) 등에서 생산이 늘어 0.2%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1.2%)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금융·보험(-2.7%),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줄면서 0.3%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2.0%) 등 대표적 대면 서비스업 분야 생산은 오히려 회복세를 나타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5.6%)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6.0%)가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승용차 판매가 줄었다고 봤다. 여기에 평년 대비 높은 낮 기온 등 온화한 날씨로 의복 수요가 줄면서 준내구재(-3.4%) 판매도 부진했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하며 7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험적으로 볼 때 경기가 변곡점에 가까워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지표가 기저효과 등으로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경기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 심의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나 중간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어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