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간 李, 부동산 민심 훑기 “난 집 문제 시장주의자”

입력 2022-03-02 04: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명동 유세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상대는 미래 이야기 없이 정권 심판만 외치는데, 정권을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며 “여러분이 잠시 눈을 감으면 악몽 같은 촛불 정부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일 서울 유세에서 “집 문제에 있어서 저는 시장주의자”라며 “부동산 정책에 필요한 세밀함은 이재명의 주특기”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면서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 표심’ 붙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3·1절을 맞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가진 유세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우리(민주당)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며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 집 마련 꿈을 이루기도 전에 포기한 청년세대에게 특별히 죄송하다”며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게 당연시되거나 부동산 정책을 믿고 기다렸다가 ‘벼락거지’가 됐다고 자조하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집 문제에 있어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장주의자”라며 “공급이 부족하다면 공급을 늘리고 왜곡된 수요를 고쳐 적절한 수요 공급으로 만들어진 가격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인정 등 공약도 언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기후 위기, 감염병 등 모든 게 위기인 상황”이라며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상대(윤 후보)는 안타깝게도 미래 이야기 없이 정권 심판만 외치는데, 정권을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며 “여러분이 잠시 눈을 감으면 악몽 같은 촛불 정부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 고민할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냐 아니면 퇴행이냐를 결정(해야)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원로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초당적 내각 구성 등 연합정부 구성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4일 전까지 서울·수도권 유세에 집중할 예정이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4~5% 차이로 지지율이 뒤지고 있지만, 지난주 중반부터 서울 민심이 돌아서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