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투자자 1500만… 55조 시장·하루 2개꼴 상장폐지

입력 2022-03-02 04:05
게티이미지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총 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수는 1525만명으로, 미성년자를 제외하면 전국민 3명 중 1명은 시장에 참여하거나 참여해본 경험이 있었다. 거대한 시장규모와 달리 시장관리는 부실해 하루 2개 꼴로 코인이 상장폐지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1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총 29개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업 24개사·기타사업 5개사)가 영업 중이다. 가상자산 시장 총 규모는 55조2000억원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3000억원에 달했다.

총 등록 이용자수는 1525만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객확인의무(KYC)를 이행 완료한 거래가능 이용자수도 558만명이나 됐다. KYC는 특금법에 따라 돈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가 고객의 신분, 거래목적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KYC를 마친 고객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5%(308만명)로 나타났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폭등을 따라잡지 못한 젊은층이 대거 투자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증시에 맞먹을 정도로 성장한 시장 규모와 달리 안정성 관리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유통중인 암호화폐 623종목(중복상장 제외) 중 403종목(64.7%)이 단독상장 종목이었다. 국내 코인 10개 중 6개는 오직 한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해당 거래소에서 이 종목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그 코인은 그대로 휴짓조각이 된다.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만큼 시세조종에도 취약하다. 실제로 70% 이상의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MDD)을 보인 종목 498개 중 219개(44%)는 단독상장 종목이었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 평균 MDD는 65%다.

신규 상장과 상장폐지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금융위가 조사를 벌인 6개월 동안 153종목이 신규상장됐고 329종목이 상장폐지됐다. 하루에 한 종목꼴로 새로운 코인이 상장되고 두 종목꼴로 사라진 셈이다.

금융위는 거래소들의 자금세탁방지(AML) 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거래소의 임직원 1717명 중 AML을 담당하는 인원은 200명이었다. 금융위는 “이들조차도 다른 업무를 겸직하는 비율(31%)이 높아 실질적인 자금세탁방지 노력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타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직원들을 명목상 자금세탁방지 관리직에 올려놓은 것으로 의심이 간다. 이번 조사는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의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를 최초로 조사·분석한 통계로 앞으로 1년에 2번 발행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