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잡아 인터넷 올린 우크라… 젤렌스키 “러軍 4500명 이상 사망”

입력 2022-03-01 04:06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인근에서 정부군에 붙들린 친러 분리주의 반군 병사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침공했지만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의 결사항전에 가로막힌 가운데 포로가 된 병사의 모습이 공개돼 러시아의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포로로 잡은 러시아 병사의 정보를 인터넷에 올려놓고 병사와 가족들을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자기 아들이 전쟁터에 간 줄도 모르던 러시아 가족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전날부터 전투 과정에서 생포한 러시아 병사들의 모습과 정보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텔레그램 채널 ‘당신의 가족을 찾아보시오’(FIND YOUR OWN)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 중 텔레그램 채널은 전쟁에서 부상한 러시아군 저격병인 레오니드 파크티세프의 모습을 올렸다. 가디언과 접촉한 파크티세프의 가족들은 크게 놀랐고 걱정과 분노를 쏟아냈다. 그의 여자형제인 옐레나는 “레오니드가 잡혀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새벽 2시에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가 군에 있는 건 알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많이 걱정된다. 잠을 거의 못 잤고 우리 아이들도 울고 있고 어머니는 심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파크티세프의 다른 친척은 “젊은 군인들이 전쟁에서 총알받이로 쓰이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CNN은 러시아군의 사기가 저하돼 탈영과 불복종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에 “즉각 무기를 내려놓고 철수하라”면서 “이미 전쟁에서 4500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는 자국군 중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인정했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다만 “우크라이나 군대의 피해보다 규모가 작다”고만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