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8일 “무도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 이들을 쫓아내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날치기 통과를 일삼고 온갖 다수당의 횡포들을 다 해오다가 대선을 열흘 남겨놓고 뭔놈의 정치개혁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쪽으로 다시 기울지 않도록 선거제 개혁 등 ‘다당제’ 정치개혁안을 27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선거 위성정당 설립 방지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약속하면서 국민의당 등 군소 정당에 득표율에 상응하는 의석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당론 채택이 진정성이 없다고 혹평하면서 정권교체가 곧 정치개혁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강원도를 찾아 “(북한에) 도발이라는 말도 못 한다”며 민주당 정권의 안보관을 맹렬히 공격했다. 그는 속초 유세에서 “북한이 올해 벌써 핵 탑재를 할 미사일 발사 실험을 8번이나 했다”며 “이걸 도발이라고도 못하고 소가 닭 쳐다보듯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부가 맞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치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것과 같지 않으냐”면서 “이게 제정신이고 상식이냐”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강릉 중앙시장 앞 유세에서는 “절대 이 사람들에게 속으면 안 된다”며 “민주당 공약이 실천된 것 보셨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선 “어제오늘내일, 아침저녁 얘기가 맨날 바뀌는 대한민국 거짓말 금메달리스트, 도시개발 사업 한다며 부정부패를 자행한 사람은 누구냐”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이어 “국민을 얼마나 가재·붕어·게, ‘가붕게’로 알고 무시하면 민주당은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느냐”고 비난했다. 춘천 유세에선 이 후보의 공약과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들을 비판하며 “아주 버르장머리가 없어져서 자기들의 권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도 모르고 국민을 선거 공작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동해 유세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이 후보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코미디언 출신에다 6개월밖에 안 된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했다고 주장하지 않느냐”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민과 결사 항전을 벌이고 있으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게 정신이 제대로 박힌 정당이냐”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강원 유세 현장마다 자신을 ‘강원도의 외손’이라고 밝히며 지지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윤 후보 모친의 고향이 강릉이며, 강릉을 지역구로 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봉모 전 의원이 윤 후보 외할머니의 동생이다. 윤 후보는 평검사 시절 강릉지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강릉 유세에서 “(제가) 강릉의 외손 아니겠나”라며 “할머니가 중앙시장 안에서 가게를 하셨다. 어릴 때 추억이 배어있는 장소에서 유세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강원 유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SNS에 ‘시민단체 불법이익 전액환수’라는 한 줄 공약도 올렸다.
동해·강릉·속초=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