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6곳 누빈 李 “박정희 산업화 공적은 사실” 통합 메시지

입력 2022-03-01 04: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동대구역 광장 유세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우리도 다시는 전쟁을 겪으면 안 된다. 대통령만 현명하고 사고 치지 않으면 통합된 국민의 힘으로 얼마든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8일 경북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산업화의 공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초박빙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보수 표심을 조금이라도 끌어당기려는 의도다.

이 후보는 이날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모든 사람의 인생이 100% 어느 한쪽으로만 평가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력을 닮은 사람이 있지 않나”라며 “저는 한다면 하고, 약속하면 지키는 강력한 실행력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게(강력한 추진력) 경북 사람들의 DNA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경북 안동 출신인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구 동대구역 광장 유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의 공은 인정해 주고, 다만 민주주의에 심각한 훼손을 가한 점은 과”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포항을 시작으로 TK 6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또 기초연금 공약을 발표하며 노인층에 구애의 손짓을 했다. 이 후보는 고향인 안동에 와서는 “여우도 죽을 때는 고향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데 여러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반갑고 존경스럽겠냐”며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 후보는 “제가 일탈하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하게 한 원천은 어머니였다”고 말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정치개혁을 재차 강조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붙들기에 주력했다. 그는 “10% 지지받는 정당은 10% 의석으로 국정에 참여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점을 언급하며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의원총회라도 열어서 (의지를) 보여주라 해서 보여줬지 않나”면서 “이제 뒤로 백(back)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 공격도 빼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경주 황리단길 유세에서 “지휘하는 사람이 모르면 잘 아는 사람(인재)을 골라서 쓰면 된다고 하는데, 골라 쓰려고 해도 골라 쓸 머리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가 “대통령이 다 알 수 없으니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면 된다”고 말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는 고립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확실히 참여해서 세게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한 것이 비판받자 이를 주워 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포항시청 앞 유세에서는 노인 기초연금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부부가 같이 산다는 이유로 (지급액을) 깎으면 안 된다”며 “소득·수입이 있다는 이유로 감액하지 않고 그대로 전액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10만원 늘리고, 지급 대상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TK 지역을 순회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대구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공교롭게도 당정청이 TK 지역에 총집결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포항·경주·대구·구미·안동=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