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평균값은 올랐다… 강북 10억·강남 15억 돌파

입력 2022-03-01 00:0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하향 안정화한 2월에 서울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은 15억원 선을 넘어섰다. 최근에 시장의 열기는 식고 있지만, 고가·대형 아파트 가격은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아 ‘평균값’이 오른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하향 안정세를 자신하지만, 정작 크게 올랐던 집값은 ‘찔끔’ 떨어지는 상황이다.

28일 KB리브부동산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월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0억486만원으로 전월(9억9819만원)보다 상승했다. 강북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018년 2월(5억359만원) 5억원을 넘었다. 그리고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5월(7억92만원)에 7억원을 돌파했었다. 상승 폭이 크게 꺾였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10억원대에 들어선 것이다.

강남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1210만원으로 고가주택의 상징적 기준선인 15억원을 넘어섰다. 강남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8월(10억1111만원)이었다. 이후 1년간 2억원가량 올라 2020년 9월 12억356만원을 찍었다. 강남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오르는 데 3년이 채 안 걸렸다. 그러면서 2월에 서울 전체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12억6891만원까지 올랐다.

이런 통계는 빠르게 하향 안정화하는 시장 분위기와 다르다. 현재 주택 매매 거래량은 전국적으로 감소세다. 서울도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크게 줄었다. 시장 변화에 민감한 현장에선 올해 무난하게 하향 안정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

저가·소형 아파트의 상승세는 눈에 띄게 꺾였다. 2분위(하위 20~40% 구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0월 8억7909만원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내림세로 돌아섰다. 3분위 아파트(40~60%)는 지난해 11월 한 차례 평균 가격이 내려간 뒤 매월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상승률이 크게 줄었다.

반면 고가·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신고가 위주로 오르고 있다. 그러면서 평균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2월에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10.0, 전세 7.8로 집계됐다. 2008년 12월 관련 월간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사이 양극화가 심함을 뜻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