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예배, 엄숙 벗고 즐거움·위로 넘쳐야”

입력 2022-03-01 03:03

코로나 이후의 예배는 배타성과 엄숙성을 넘어 초대교회 축제의 전통을 회복하고 재미와 즐거움 및 위로까지 동시에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부각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와 교수진이 주축이 된 성경과설교연구원(ibp)과 도시목회포럼은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성남교회(허정강 목사)에서 ‘놀이와 예배’ 심포지엄(사진)을 열었다. 연구원은 “코로나 시기 다수의 교회는 이전 예배와 다를 바 없는 딱딱한 예배를 온라인으로 방송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후의 예배에는 재미와 즐거움이 넘치면 좋겠고 예배를 통한 위로가 지친 성도들에게 흘러넘치길 바란다”고 심포지엄 개최 취지를 밝혔다.

최병학 남부산용호교회 목사는 ‘원시 제의와 놀이’를 주제로 발표했다. 최 목사는 문화신학자 폴 틸리히의 경구 “종교는 문화의 내용이요,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를 빌려와 “놀이는 예배의 내용이요, 예배는 놀이의 형식”이라고 소개했다. 놀이엔 소극적으로는 ‘일을 하지 않고 쉰다’는 휴식의 뜻이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는 ‘재미를 즐기기 위해 일정한 활동을 한다’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해서 즐기는 경쟁과 모방 등의 행위가 멈췄다”면서 “평등한 영혼들이 모인 원탁을 상징했던 원시 제의의 모습을 회복하고 축제의 장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예배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가 온라인 플랫폼 줌으로 연결돼 ‘놀이로서의 예배’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예배의 회복을 위해선 성도들이 예배를 참여하며 머쓱함에서 재미를 느끼는 상태로 옮겨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정직 겸손 환대와 더불어 재미 웃음 해학이 더해져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교회와 예배가 교제 만남 소통 나눔 사귐의 다섯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면서 “가르치는 모임으로서의 교회(敎會)가 사귀고 삶을 나누는 교회(交會)가 될 때 예배가 놀이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클레어몬트 신대원에서 진행했던 진지함을 담보한 놀이 형식의 다양한 예배 모습을 소개했다.

이밖에 고대 근동학을 전공한 송민원 박사는 안식일 의미에 대해, 신약학 박사인 우진성 과천영광교회 목사는 고대 그리스 놀이 정신의 계승으로서의 예배에 관해, 김범식 서울여대 대학교회 목사는 드라마 예배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요한계시록의 모습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