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경수비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 이후 약 2만2000명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로 건너가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선 이날 아침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 검문소 상황을 전했다. 검문소 앞으로 모여든 이들은 유럽 각지에서 온 우크라이나인이었다. 검문소 너머 우크라이나에서는 한 남성이 입국한 이들을 대기 중인 차량으로 안내했다.
입국을 위해 검문소로 걸어가던 한 남성은 “우리는 조국을 지켜야 한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또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른 남성은 “러시아인들은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는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폴란드 건설현장에서 6개월간 일한 데니스(28)는 자신의 ‘모든 것’이 있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며 “군대에 돌아가 싸우고 싶다. 우리가 승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인근 도시 프셰미실에서 귀국을 준비 중인 엔지니어 자니엘(27)은 AP에 “러시아인들이 우리의 독립성과 도시를 파괴하고 아이와 노인을 비롯한 시민들을 죽이는 것을 그저 폴란드에 머물며 지켜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러시아 침공 전까지 폴란드에서 근무하거나 유학 중인 우크라이나인은 100만명이 넘었다. AP는 “여성들은 종종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아이나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한다”며 “그들 상당수가 조부모나 다른 친척들과 함께 아이를 우크라이나에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출신 여성 레사(36)는 검문소로 들어가기 전 AP에 “두렵지만 나는 엄마이고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다”며 “두렵지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젊은 여성 알리나는 아이들을 우크라이나에서 데리고 나오기 위해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체코는 자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이 군에 입대하기 위해 귀국할 경우 그 가족을 지원하기로 했다. 체코 내 우크라이나 노동자는 약 20만명으로 대부분 남성이다. 체코는 자국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남성은 모든 열차를 무료로 탈 수 있도록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하고 외국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함께 싸워줄 것을 촉구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영국인의) 우크라이나 전투 지원 여부는 개인의 결정이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국뿐만 아니라 전체 유럽을 위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사람들이 그 투쟁을 지지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도록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주재 우크라이나대사관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러시아와의 전쟁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