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우리나라 최초 가집(歌集·시조집) ‘청구영언’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성균관대가 소장한 ‘춘추경좌씨전구해 권1∼9, 20∼29, 40∼70’ 등 총 5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청구영언’은 ‘해동가요’ ‘가곡원류’와 함께 조선 3대 가집으로 일컬어지는데, 조선 후기까지 전승된 노랫말 580수가 수록됐다. 청구는 우리나라, 영언은 노래를 뜻한다. 청구영언 편찬자는 선호했던 곡을 중심으로 전체 틀을 짠 뒤 작가가 분명한 작품은 작가별로, 그렇지 않은 작품은 주제별로 분류했다. 이 같은 체제는 후대 가곡집에서도 많이 활용됐다. 김천택이 1728년 편찬했다고 알려졌으나 지정 예고된 책의 글씨가 김천택 친필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2007∼2008년 고려시대 선박 태안선 조사 중에 발견됐다.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인양된 태안선은 12세기 초반 전남 강진에서 고려 수도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것으로 짐작된다. 다소 파격적이고 거칠게 표현됐지만, 발견 시기와 장소가 명확하고 희소성이 있는 상형 청자라는 점에서 가치가 인정됐다.
‘춘추경좌씨전구해’는 중국 춘추시대 역사서 ‘춘추’의 주석서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책은 50권 5책으로, 1431년 경북 청도에서 목판으로 인쇄됐다.
이 밖에 15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계사 목조여래좌상,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대사가 설법한 교리를 정리한 달마대사관심론도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