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S22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모처럼 스마트폰 흥행에 성공한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제품 수급이 계속 늦어지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삼성전자에서 긴장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22는 지난해 갤럭시 S21보다 약 2배 가량 초기 주문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사전 판매량은 102만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갤럭시 S22는 사전 예약 12시간 만에 7만대가 넘게 팔리는 등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다음 달 10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는다.
한국에선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사전판매 기간에 구매를 한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제품을 받지 못했다. 공식 판매가 시작된 25일 이후에도 주요 오픈마켓에서 자급제 모델을 구매한 경우 4월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미국 사정도 비슷하다. 미국의 주요 이동통신사를 통해 예약한 고객 중 일부는 5월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갤럭시 S22의 초반 품귀 현상은 삼성전자의 예상수요를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2 수량을 S21보다 약 20% 가량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맞춰 초도 물량도 지난해보다 많이 준비했다. 하지만 초반 수요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갤럭시 S22는 3년 만에 연간 판매량 3000만대 이상을 회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펜을 탑재한 S22 울트라에 대한 관심이 컸고, 사양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나오면서 그동안 새 스마트폰 장만을 미뤘던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단기간에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수요를 예측해 부품을 발주하고 완제품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재고관리를 한다. 한번 수요 예측이 어긋나면 최소 한 달 가량은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반도체·원자재 공급난이 여전해 공급 물량을 늘리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또한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얼마든지 대체제가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애플도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아이폰13 공급에 차질을 빚었지만, 그렇다고 안드로이드폰으로 이탈하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50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인도 등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MWC 2022를 기점으로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수요로 일부 배송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