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정부 지원을 받던 두산중공업이 2년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졸업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20년 3월 채권단이 두산그룹과 체결했던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이 종료됐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주력 분야였던 원자력 산업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전개되자 두산중공업은 자력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산은·수은은 논의 끝에 긴급자금 3조원을 지급했다.
산은은 이번 구조조정을 “짧은 기간에 계열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당초 논의됐던 경영정상화 요구를 두산그룹이 성실히 이행했기에 구조조정이 성공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두산타워 등 자산 매각, 두산인프라코어·두산솔루스 등 계열사 매각, 지주회사의 유상증자 참여 등 그룹 전체가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 역시 인원 감축, 임금 동결 등 불이익을 감수하며 전방위적으로 협조했다.
당장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두산중공업이 갈 길은 아직 멀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등 수익성 높은 계열사들을 대거 매각한 탓이다. 근본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가스터빈, 수소산업,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를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