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자료 내용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피고인의 공소장과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여야는 각자 구체적인 수치까지 산출하고 있는데, 김씨의 주가조작 연루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180도로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대한 자체 분석을 근거로 김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연일 키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측은 김씨의 8년여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따른 수익률이 연 3~4% 수준에 머문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2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이어 최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공소장과 범죄일람표를 법무부를 통해 입수해 분석했다. 이에 더해 캠프 차원에서 김씨 명의의 증권계좌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도이치모터스 관련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연 3~4% 정도’라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보기에는 수익이 크지 않으며 단순 ‘전주’ 역할에 머물렀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씨의 수익 존재 여부와 그 규모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수사는 김씨가 단순히 계좌를 빌려준 행위에 그쳤는지, ‘선수’로부터 내용을 공유받아 조작에 동참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그동안 검찰은 김씨가 공범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였지만, 김씨 측은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맡겼던 계좌를 2010년 5월 회수한 이후 도이치모터스 매매는 본인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항변은 김씨가 2010년 서울대 최고지도자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이사로 자신을 소개한 정황이 나오면서 다시 공격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해명에 거듭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는 범죄일람표상 주가조작 관여 의심 계좌에서 전화 주문 거래가 35%를 차지했다고 지난 26일 분석했다. 김씨가 증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거래했기 때문에 선수를 통한 작전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날도 민주당 측은 김씨가 권 전 회장의 ‘매수 유도’에 따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35회가량 거래한 정황을 문제 삼았다.
야당은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일람표까지 공개된 것과 관련해 검찰의 저의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통상 법무부가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할 때는 범죄 혐의가 담긴 주요 부분까지만 공개해 왔는데, 이번 건은 이례적으로 범죄일람표까지 통째 제공했다는 것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