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성찰 남기고 ‘시대의 지성’ 떠났다

입력 2022-02-28 04:02
연합뉴스

26일 별세한 이어령(사진) 초대 문화부 장관은 70년 가까이 한국 지성계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시대의 지성’이었으며 암 투병 이후에는 다가온 죽음을 응시하며 죽음에 대한 말과 글들을 발표해온 ‘죽음의 스승’이었다.

서울대 국문과 재학시절 문학평론을 발표하며 데뷔한 고인의 탐구 주제는 문학에 머물지 않고 한국과 한국인의 정체성, 일본 연구, 디지털문명론으로 확대됐다. 무신론자였지만 딸의 영향으로 2007년 일흔이 넘은 나이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된 뒤로는 영성과 죽음에 대해 성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인의 장례를 문체부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영결식을 한다고 27일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고인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88세. 2017년 암 진단을 받았지만, 항암 치료를 받지 않고 자택에서 죽음을 준비해 왔다. 투병 중에도 글쓰기와 인터뷰, 강연을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8시30분. 유족으로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백석대 교수가 있다. 딸인 이민아 목사는 10년 전 세상을 떠났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