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 후보가 지명됐다. 233년간 백인과 남성 위주로 쌓아 올려진 미국 대법원의 ‘유리천장’이 마침내 깨지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사퇴를 공식화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커탄지 브라운 잭슨(사진)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잭슨 판사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흑인이 대법관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는 세번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대법원이 이 나라 전체의 역량과 위대함을 반영할 시간이 됐다”면서 “미국 정부와 사법부는 그간 미국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잭슨 지명자는) 검증된 합의 도출자이자 뛰어난 법관”이라며 “후임 물색 과정에서 나는 브레이어 대법관과 같이 법은 미국인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실용주의를 이해하는 후보자를 물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잭슨 지명자 소개를 위한 이날 연설에는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배석했다.
잭슨 지명자는 “오늘날 세계가 어지러운 가운데 헌법을 위해 복무할 임무를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51세인 잭슨 지명자는 마이애미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브레이어 대법관 밑에서 그를 돕는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발탁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