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다움이냐’ ‘이재명다움이냐’… 李, 선거 막바지 이미지 기조 고민

입력 2022-02-28 04: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창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 막판 메시지 기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대통령다움’을 강조하느냐, 아니면 지지층이 강렬히 원하는 ‘이재명다움’을 부각시키느냐 하는 고민이다.

이 후보는 최근 측근 그룹에 여유 있고 점잖은 이미지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 상대 후보를 시원하게 비판하는 ‘사이다 이재명’의 모습을 더 보여줘도 되는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이 후보가 이같이 고민하는 것은 대선이 열흘 남은 시점에 ‘대통령다움’에 대한 요구와 ‘이재명다움’에 대한 요구가 모두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27일 “대통령 후보로서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람들과 성남시장·경기지사 때처럼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다 해줬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의견이 팽팽하다”면서 “이 때문에 후보도 고민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 중진 그룹에서는 차분한 태도로 ‘유능함’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선대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선 유권자 대부분이 양쪽 진영으로 갈린 상태이기 때문에 남아 있는 부동층을 데려오는 것이 마지막 숙제”라면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어필하려면 역시 대통령다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재명다움’에 대한 선호가 큰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 후보가 점점 더 세게 얘기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 후보가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에서 윤 후보를 ‘빙하 타고 온 둘리’ ‘안방 장비’로 지칭했다. 23일 충북 유세에선 윤 후보를 향해 “겁대가리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선거가 10일 남은 시점에선 해야 할 말을 제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며 “지지층이 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고, 이 후보가 자신을 대신해 해주길 바라는 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를 외면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승욱 안규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