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대선과 국제정세 불안 빌미로 한 무모한 도발 멈춰라

입력 2022-02-28 04:07
북한이 27일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28일 만이자, 올해 들어서만 8번째 무력시위다. 우리 대통령 선거를 불과 10일 앞두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에서 이뤄진 무모한 도발로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는 미국을 더욱 압박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물론 우크라이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당장 한반도에 관한 관심은 좀 멀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위기를 조장하는 구태의연한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잠깐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할지 모르겠으나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입지를 오히려 더 좁게 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자칫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고립만 초래하는 길일 뿐이라는 사실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내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그 또한 오판이다. 현명한 우리 국민은 이제 이념적 차이를 떠나 모두가 북한의 도발에 극도의 거부감만 가질 뿐 더 이상 어떤 ‘북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북한은 당장 무력 도발을 통한 긴장 조성 행위를 멈추고 대화와 협상에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도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세계 및 지역,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엄중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정부가 이번에도 ‘도발’로 규정해 규탄하지 않은 채 단지 국제사회의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 것은 유감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현 상황을 직시하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면서도 차분하게 대응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