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최다 합작골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통산 37골을 합작한 두 선수는 EPL 역사에 최고의 듀오로 이름을 남겼다. 손흥민은 리그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26일(현지시간) 영국 리즈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EPL 리즈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4대 0 대승을 이끌었다. 직전 경기에서 강등권인 번리에 0대 1 충격패를 당했던 토트넘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13승 3무 9패 승점 42점, 리그 7위로 올라섰다. 리즈는 리그 4연패에 빠졌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3골을 기록했다. 전반 10분 맷 도허티가 라이언 세세뇽의 크로스를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6분 뒤엔 데얀 클루셉스키가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후반 27분엔 케인이 호이비에르가 올린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역사적 기록은 경기 막판에 나왔다. 후반 40분 케인이 하프라인 뒤편에서 상대 진영 페널티박스 부근에 있던 손흥민을 보고 긴 패스를 올렸다. 리즈 최후방 수비 2명이 쫓아갔지만 손흥민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한 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손흥민-케인 듀오는 EPL에서 37골을 합작하며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EPL 역대 최강 공격 듀오로 불리는 첼시의 프랭크 램퍼드와 디디에 드로그바가 보유한 36골이었다.
손·케 듀오는 처음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2015-2016시즌 이후 7시즌 만에 대업을 이뤄냈다. 두 선수가 처음부터 호흡이 뛰어난 건 아니었다. 첫 번째 시즌엔 단 한 골도 합작하지 못했다. 첫 합작골을 기록한 건 2016년 9월 스토크 시티전이다. 이후 둘의 호흡은 점차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2020-2021 시즌에는 14골을 합작해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 골 기록을 26년 만에 경신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소셜미디어에 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기록을 깼다. 프리미어리그에 전설적인 기록으로 우리의 이름을 남기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케인도 “손흥민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경기장 모든 곳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고 화답했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계정에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듀오”라며 축하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케인과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라며 “매 경기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좀 더 욕심을 내야 하지만 두 선수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리그 10호 골을 기록하면서 EPL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겹경사도 안았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14골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 12골, 2018-2019시즌 12골, 2019∼2020시즌 11골, 2020∼2021시즌 17골을 터트렸다. 이번 시즌에는 리그 13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허경구 권중혁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