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트렌드 서적으로 내다본 교회의 선교적 과제는… ‘슈퍼개인’ 시대엔 개인 취향 살린 모임 활성화해야

입력 2022-02-28 03:02

개인의 가치를 점점 더 중시하는 ‘슈퍼 개인’의 시대가 왔다. 끈끈한 정보다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는 사회로 흐르고 있다.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부캐’(부캐릭터)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트렌드 서적에 나타나는 ‘2022년 트렌드’의 주요 흐름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담아낼 선교적 과제는 없을까.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실천·선교신학 교수는 최근 국내 4대 트렌드 서적에서 ‘7가지 선교적 고려 사항( 참조)’을 제시했다. 4권의 서적은 트렌드 코리아(김난도), 라이프 트렌드(김용섭), 트렌드노트(생활변화관측소)와 트렌드모니터(엠브레인)이다.


김 교수는 27일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생태계 위기와 함께 획기적인 기술 발전으로 급격한 트렌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는 복음이 어떻게 재발견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슈퍼 개인’ 시대의 도래다. 나노시대, ‘나중시대’(나 중심의 시대)라고도 한다. 김 교수는 “신앙 안에서 교회가 개인주의의 위험성을 극복하면서도 건강한 개인주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회 안에서도 개인 특성과 취향에 따른 모임을 성도들이 주도하게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제안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진화하는 관계’라는 또 다른 트렌드와 연결되기도 한다. 혈연 지연 등으로 얽힌 끈끈한 정보다는 느슨하게 연결된 만남과 모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1인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가족이나 회사, 심지어 교회까지 느슨한 연대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비혼자나 이혼 가정 등 새로운 가족을 품고 섬기면서 믿음 중심의 건강한 공동체로서의 본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의 가속화’는 실제 내 모습을 뜻하는 ‘본캐(본캐릭터)’보다 가상의 내 모습인 ‘부캐’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 교수는 ‘부캐를 통한 은사의 발견·활용’ 가능성을 높게 봤다. 가상세계 속에서 여러 자아의 계발을 통해 이를 선교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어떤 목회자는 부캐로 연극배우가 되어 문화선교사로 활동하는 식이다.

이밖에 ‘생태적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생명 돌봄을 중시하는 기독교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또 ‘세계관과 내러티브’가 중요한 콘텐츠 능력이 될 전망인데, 기독교에서는 성경 자체가 내러티브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성경적 세계관을 담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 또한 중요한 선교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여러 분야에서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지금이 선교적으로 의미 있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고 말했다.

성남=글 박재찬 기자, 사진 신석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