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입력 2022-02-28 03:06

인생은 거친 광야 같습니다. 먹을 양식도, 마실 물도 없는 곳이 광야입니다. 낮에는 뜨거워 길에서 걷기도 힘들고 서 있기조차도 어렵습니다. 밤에는 추워서 지내기 힘든 곳입니다. 연약한 인간이 자기 힘으로 살 수 없는 곳이 광야와 같은 인생길입니다.

광야 같은 인생의 길을 걷는 순례자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외치고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나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으로, 누구로부터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은 이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나의 도움은 어디서 오며 누가 나를 이 지독한 어려움에서 건질 수 있을까요. 무엇이 나를 이 위기에서 보호하며 역경의 다리를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요. 생각해보세요. 수 천 년 전 시인이 살았을 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이 동일하시듯, 인생의 필요와 문제는 같습니다.

오늘 본문은 성전을 향해 올라가면서 부르는 노래요, 읊조리는 시입니다. 유대인은 해마다 유월절, 오순절, 초막절 절기 때마다 성전으로 순례를 갑니다. 인생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낙심하거나 좌절해 주저앉아 있지 말고 하나님을 기억하며 힘을 얻고 살라고 절기를 주셨습니다.

오늘 순례자는 그간 풀지 못한 인생의 문제를 한 아름 끌어안고, 하나님이 계신 성전을 향합니다. 인생의 짐과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성전을 향해 올라가는 순례자의 고달픈 뒷모습이 보이나요. 마치 예배당을 향하는 내 모습 같습니다.

그동안 순례자의 인생에서 어떤 어려운 일이 있었을지 봅니다. 발을 헛디뎠고(2절) 상하고 해를 당했으며(6절) 잃고 빼앗겼습니다(3, 5, 7, 8절). 불평과 원망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날 사랑하신다고 했고 나를 자녀 삼아 먹이고 입히고 인도하시고 책임지신다고 했는데. 환경과 상황을 보면 심한 낙심과 좌절로 내팽개치고 싶고 포기하고 싶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며 “하나님은 내가 넘어지며 상처받고 빼앗길 때 어디 계셨냐”며 원망합니다. 지금 우리의 영적 상태를 보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순례자는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기로 결단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 그를 찾으면 만나리라”(신 4:29)는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을 향합니다.

순례자가 하나님을 붙잡기 위해 한 건 무엇인가요. 먼저 눈을 듭니다(1절). 땅을 보면 낙심이요, 환경에 마음을 빼앗기면 절망입니다. 낙심과 절망 속에서도 하늘을 보고 하나님을 붙잡으면 희망이 생깁니다. 다음은 기대감을 가집니다(1, 2절).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 옵니다. 하나님을 향해 기대를 합시다. 실족하고 상처투성인 인생이라도 날 사랑하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나가면 나를 회복시키신다는 기대입니다. 마지막 성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말씀과 은혜의 지성소로, 예배의 자리로 나갑니다.

여러분, 우리는 2년간 코로나로 얼마나 실족하며 해를 입고 소중한 것을 잃고 빼앗겼습니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영영 하나님을 놓치고 세상을 향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때로는 우리를 어려운 환경, 상황으로 가게 합니다. 낙심해 주저앉는 상황에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고 바라보며 하나님 은혜에 붙잡혀 살라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경험시켜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내가 의지하고 내가 끌어안고 살았던 사람 재물 건강도 이제 다 내려놓고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 오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다시 본향을 향한 순례의 힘찬 걸음을 걸읍시다. 할렐루야.

방영혁 목사(예수로교회)

◇방영혁 목사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아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후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 소속의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예수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