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새벽 우크라 침공… 수도 키예프 진격

입력 2022-02-25 04:03
결국 전쟁이 현실화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로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한 직후인 24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붉은 섬광과 함께 커다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군 지휘 시설이 러시아 측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발발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또다시 세계가 양분되는 신냉전 체제가 현실화할 우려도 커졌다. CNN 홈페이지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국 전쟁을 선택했다. 24일(현지시간) 새벽 대국민 연설로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하고, 곧바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를 공격했다. 러시아는 침공을 개시한 지 불과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북부까지 진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동맹은 비난 성명을 내고 “전 세계가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서방 동맹은 가혹한 제재를 약속했지만, 고강도 제재 카드를 억지력으로 삼아 비극을 막으려던 전략은 무위로 끝났다. 또다시 세계가 양분되는 신냉전 체제가 현실화할 우려도 커졌다. 세계 금융 시장이 휘청거렸고, 유가가 폭등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돈바스 인민 공화국들(도네츠크·루간스크)이 도움을 요청했다”며 “상호 원조를 위해 유엔 헌장 51조 7항에 따라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계획에는 우크라이나 점령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외국이 간섭하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련 붕괴 후 현대 러시아가 세계 최강”이라며 “공격하면 누구도 패퇴시킬 수 있다”고 엄포도 놨다.

수분 후 우크라이나 곳곳에 동시다발적 폭격이 시작됐다. 동이 트기 직전인 새벽 4시50분쯤이었다. 키예프, 하르키우, 오데사, 베르단스크 등 주요 도시에 폭격 섬광이 목격됐고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공격에 의한 폭발음도 들렸다. 크림반도와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로 국경을 넘는 탱크와 군부대도 목격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뿐만 아니라 북부, 남부로 침공이 이뤄진 것이다.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듯 주요 목표 거점이 순식간에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공습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포격을 피해 서부로 피난하는 차량 행렬이 도로를 점령했다.

AF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지 약 9시간 만에 키예프 북부까지 진군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도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부까지 진입했으며 그래드(GRAD) 다연장로켓포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 제재와 미국의 지원을 약속했다. 또 성명을 통해 “치명적 인명 손실을 초래할 계획된 전쟁”이라며 “러시아만이 죽음과 파괴에 책임이 있다.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부당한 공격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기도한다”고 위로했다.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국, 프랑스 등 동맹들도 연이어 규탄 성명을 냈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나토군을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우군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