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도이치모터스 공소장’… 정치권 난타전, 檢은 선긋기

입력 2022-02-25 04:03
사진=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이 공개된 이후 공소장 내용이 대선 정국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핵심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범죄 관여 여부다. 의혹을 증폭시킨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 오류가 있어 수정돼야 한다는 야당 주장까지 나왔다. 검찰은 “오류는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24일 여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공소장 범죄일람표 중 오류가 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검찰은 오보 확산 방지를 이유로 국민의힘 주장이 나온 이날 형사사건공개심의위를 열어 반박에 나섰다.

검찰은 “수사 결론이 정해졌다거나 내부 갈등이 있다는 억측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했다. 여야 의원들 요구로 권 전 회장 등의 첫 번째 공판기일 이후 익명화된 공소장을 제공한 바 있다고 확인도 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김씨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검찰로부터 받아 언론사에 뿌린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며 “이를 근거로 한 기사는 모두 오보”라고 주장했다. 김씨가 자신의 계좌를 주가조작 공범 이모씨 외에 또 다른 선수에게 빌려줬다는 최근 ‘공소장발(發)’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문제가 된 주식 거래는 모두 김씨가 전화 주문으로 직접 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김씨의 증권 계좌 여러 개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대본부 관계자는 “계좌 5개가 동시에 운용되지 않았고, 도이치모터스 등 주식을 순차로 옮기는 데 쓰였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야당 주장에 반박하면서 김씨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둘러싼 여권의 공세는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이외 다른 ‘작전주’에 투자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TF는 “윤 후보의 재산공개 내역 분석 결과 2017년 중앙지검장 취임 당시 김씨가 비정상 급등주로 의심되는 N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대선 국면을 이유로 수사 상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는 가운데 김씨가 정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됐는지, 해당 주식 투자로 얼마나 수익을 거뒀는지는 정치적 논쟁의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씨 수익 여부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김씨가 9억원대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으나 야당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씨의 전체 주식 거래 기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수익은 그보다 미미할 것이라는 금융투자업계의 분석도 있다. 법조계에선 김씨가 단순히 계좌만 빌려준 ‘전주’에 불과했다면 기소가 어려울 수 있지만, 도이치모터스 관련 호재성 정보를 미리 취득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