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국가비상사태와 계엄령을 선포하고 러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으로 수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 러시아와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그는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기를 지급하겠다”며 러시아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준비가 된 모든 시민에게 앞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아침 영상연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발표했다며 “우리나라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리 군사기반시설과 국경수비대를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과 안보의 모든 부문이 작동하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침착할 것과 되도록 집에 머무를 것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이고르 테레호프 시장도 이날 아침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알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자정쯤 러시아인들을 향한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평화를 원한다”며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수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러시아어로 호소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침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상·하원 의원들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침공하면 최대 5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이 피난해 유럽에 엄청난 난민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고조된 전날 우크라이나 의회는 국방안보위원회가 요청한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했다. 비상사태 선포 시 당국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민간인의 외출이나 야간통행 등을 금지할 수 있다. 시위나 정치 활동은 물론 출입국도 통제할 수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