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이준석에 공개 경고… 안철수 “시간 다 지났다” 싸늘

입력 2022-02-25 04:05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사진)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뉴시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4일 이준석 대표를 향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날렸다. 꼬여버린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한 잡음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시간이 다 지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투표용지 인쇄(28일) 직전인 이번 주말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박빙 대선 구도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단일화 요구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권 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 “당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 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며 “정권교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한 윤 후보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둘러싼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더 큰 통합을 향해 가는 과정의 하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후보 측과의 진흙탕 싸움을 자초한 것을 두고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당과 감정싸움으로 가게 되니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윤 후보와 함께하기로 예정됐던 경기 수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권 본부장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일정 취소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 본부장의 발언이 윤 후보와의 조율 없이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기 안성 유세 일정 등은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동선상 수원 유세를 소화하기 어려워 오전에 취소를 결정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간은 다 지났다. 그래서 제가 결렬 선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해석하면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제가 결렬을 선언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다 지난 다음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와의 만남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되나’라는 물음에는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꽉 막힌 단일화 국면을 윤 후보가 직접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내 단일화 요구가 거세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이번 주말 양 후보 간 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손재호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