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면전이 발생하면서 증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부담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며 증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시장 반응 및 전망’ 보고서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차질을 꼽았다. 양측의 군사적 대결이 본격화되고 주요국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면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향후 (갈등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라 금융시장 혼란도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며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저지할 뚜렷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급반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우크라이나발 충격이 커진 최근 5거래일간 3.48% 하락했다. 군사적 긴장감이 극대화된 이날 하루에만 2.60% 급락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면 공습 우려가 위험 회피심리를 고조시켰다”며 “돈바스 지역 외에서 군사작전이 확대될 경우 증시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해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빅테크 중심의 미국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서학개미가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테슬라도 764.04달러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40% 가까이 빠졌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도 글로벌 긴축 기조는 여전히 투심을 옥죄고 있다.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각국 중앙은행은 긴축 정책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 금융시장 충격에 대응할 통화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키움·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가 2470~2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전쟁 위기가 고조될 경우 S&P500은 6.2%, 나스닥은 8.6%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