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다당제 연합정치’ 러브콜에… 안철수·심상정은 시큰둥

입력 2022-02-25 04:03
국민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이후 광범위한 정치 개혁을 통해 ‘다당제 연합정치’를 구현하겠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들을 향해 공동 추진을 제안했다. 정치 개혁을 내세워 ‘민심 단일화’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송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먼저 개헌을 통해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송 대표는 “중장기적, 국민통합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권력 구조를 민주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제도 개혁도 약속했다. 송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에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방선거에는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다양한 민심이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공약한 ‘국민통합 정부’를 실천하기 위해 국무총리 국회추천제를 도입하고, 진영을 넘어 최선의 인물로 ‘국민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정치개혁안의 실천을 담보하기 위해 대선 직후 국회에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특위에서 시급한 입법을 우선 추진하고 새 정부 출범 6개월 이내에 선거제도 개혁을, 1년 안에 개헌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도 정치 개혁을 기치로 제3지대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하고 진짜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모든 정치세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하는 길을 찾자”며 “이 단계에서 정치 개혁이라는 공통 공약 합의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같이 정치 개혁을 외치고 나선 데는 자력으로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이 후보는 “혼자서는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나”라며 “어느 쪽도 혼자서 이기기 어려운 이런 상황을 대한민국 정치교체의 기회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정치담론으로 윤 후보를 포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세대포위론을 깨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 야권 후보 단일화의 불씨가 살아나지 못하도록 선수를 치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13일 앞두고 위기 타개용 공수표를 날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왜 지금에서야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송 대표는 “과거에는 제가 당대표가 아니라 추진할 수 없었다”며 “지금이 개혁 공론화의 적기라고 봤다”고 답했다.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을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심 후보도 “민주당이 그동안 계속 이야기했지만 뒤집었던 게 문제”라며 “선거와 연동해서 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이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