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車 오자 상향등 자동으로 꺼져… 거친 오르막길도 거뜬

입력 2022-02-27 22:33
르노삼성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2022년형 더 뉴 SM6 모습.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를 장착해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그 부분만 소등해 상대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한다. 르노삼성 제공

2016년 르노삼성이 내놓은 SM6는 판매량에서 기아 K5를 누르고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턱 밑까지 쫓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K5와 쏘나타가 연식 변경을 이어가는 동안 SM6는 변화에 다소 늦게 대응하며 판매량 축소를 경험했다. 그러다 2020년 7월 ‘더 뉴 SM6’로 반전을 노렸고, 지난해 10월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수준의 연식 변경 모델을 다시 내놓았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이 차를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SM6를 다시 한 번 새롭게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SM6의 가치를 잊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18일 르노삼성 더 뉴 SM6 TCe 300 프리미에르를 타고 서울과 경기도 인근에서 약 250㎞를 달려봤다. 일단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좌우 헤드램프와 이어진 전면부 그릴이 차체를 더 넓어보이게 했다. 수평으로 이어진 범퍼 하단부 크롬라인은 안정감을 줬다. 운전석에 앉자 생각보다 실내 공간이 크게 느껴졌다. 연한 갈색의 나파 가죽이 세련되고 고급스런 느낌을 줬다. 헤드레스트는 좌우 날개 형상으로 구성돼 목을 편안하게 받쳐줬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중형 세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마사지 시트였다.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특징은 헤드램프다. 통상 어두운 곳을 운전할 때 시야 확보를 위해 상향등을 켰다가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꺼야 했다. 상대차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보다 한 단계 향상된 스마트 헤드램프는 차가 반대편 차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상향등 방향을 아래로 내린다. SM6에 장착된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빛을 비추는 구역을 15개로 나눠 반대 차선에서 차가 오면 그 구역만 불을 끈다. 제네시스 라인이나 기아 K9 등 고급 세단에나 있는 기능을 중형 세단에 탑재한 거다.

더 뉴 SM6의 내부 모습. 연한 갈색의 나파 가죽이 세련되고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르노삼성 제공

주행 능력도 기존 모델보다 향상됐다. 승차감은 부드러웠다. 곡선 주로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달렸다. 서울 성북구 응봉산 팔각정 입구의 진입로는 정상을 향해 가는 롤러코스터처럼 가파른 오르막길인데 그곳을 오르면서도 차가 뒤로 밀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시속 40㎞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 없이 묵직하게 달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토션빔 설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멈춰있는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차가 튀어나가는 느낌은 있었다.

인카페이먼트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차 안에서 주문, 결제, 수령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앱을 활성화하면 지도에 서비스 가능한 업소가 표시된다. 업소를 고르면 판매하는 물건과 재고 수량이 뜬다. 구매할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은 뒤 등록한 카드로 결제하면 네비게이션이 자동으로 해당 장소로 안내한다. GS칼텍스 주유소, CU편의점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에 아기를 태운 채 운전하는 운전자의 경우 자리를 비울 필요가 없어 유용해 보였다.

실제 활용하진 않았지만 어시스트 콜 기능도 탑재됐다. 에어백이 작동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스스로 24시간 운영하는 전담 콜센터에 위치를 전송해 긴급 구조와 사고처리 지원을 요청한다. 통상적으로 연식 변경을 하면서 가격을 올리지만 SM6는 낮췄다. 주력 모델인 TCe260은 개별소비세 3.5%를 포함해 2386만~2975만원이고, TCe300 프리미에르는 3387만원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