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왕자, 호동’ 초연 60년 만에 전막 공연

입력 2022-02-26 04:08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아 작곡가 장일남(1932~2006)의 창작오페라 ‘왕자, 호동’(포스터)을 다음 달 11~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왕자, 호동’은 국립오페라단이 1962년 창단을 기념해 초연한 작품이다. 고구려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져 적의 침입을 알려주는 자명고를 찢어버린 뒤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낙랑공주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국립오페라단은 2012년 창단 50주년 갈라 공연에서 ‘왕자, 호동’의 일부 장면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전막을 제대로 올리는 것은 초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오페라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국립극장 전속단체로 출발한 국립오페라단은 창단 당시 현제명, 김동진, 김대현 등 내로라하는 작곡가들을 제치고 당시 30살의 장일남을 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장일남이 막강한 선배들을 제칠 수 있었던 데는 ‘왕자, 호동’이 한국적인 소재이면서 오페라 양식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후 장일남은 국민가곡 ‘비목’을 작곡하고 창작오페라 ‘춘향전’ ‘수양대군’ 등을 발표하며 국내 정상의 작곡가가 됐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왕자, 호동’을 다시 올리면서 무대 미술과 의상 등을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제작했다. 기존 작품과 달리 막 사이의 해설자(이야기꾼)로 국악인을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창작뮤지컬을 다수 제작한 한승원이 연출하고 여자경이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호동왕자 역에는 테너 이승묵과 김동원, 낙랑공주 역에는 소프라노 박현주와 김순영이 캐스팅됐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