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충청의 사위 이 서방은 사드(THAAD) 이런 거 안 들고 다닌다”며 충청권 표심을 공략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 지역으로 충남 서해안 일대를 거론했던 것을 비판하며 중원 민심을 파고든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어시장 유세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 박달재 밑이 제 처가 아니겠냐”며 “이 서방은 처가에 도움되는 보일러나 냉장고, 경제살리기나 균형발전 이런 걸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부친이 충북 충주 출신이다. 이 후보는 “이 서방이 무슨 보따리를 가져왔는지 볼텨? 어떠유?”라는 등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충청권 현안인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도 약속했다. 그는 “당진 석탄화력발전소는 최대한 빨리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진시민 여러분은 석탄 연기 마시며 고생하는데, 그 전기로 덕 보며 행복하게 사는 수도권에서는 해준 게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에선 이틀 전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프리랜서 노동자가 힘들어하니까 그나마 17조원이라도 준비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50조원을 마련해 손해를 확실하게 보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비판했다. 세종 나성동 유세에선 “(윤 후보가) 선제타격을 말해서 군사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면 경제가 나빠지고 그 피해는 여러분이 입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죽하면 촛불로 응징당한 세력이 다시 기회를 잡겠느냐”며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청주 롯데마트 앞 유세에서 “(거대 양당) 둘 다 싫으면 좋은 제3의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3의 선택이 가능해야 양대 세력이 ‘잘하기 경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맨날 바꾸자는데 더 나쁘게 바꾸면 뭐하냐”며 “더 나쁜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교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진·천안·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