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신 구현” 尹, 보수 후보 중 역대 첫 생가 방문

입력 2022-02-24 04:0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한 뒤 이동하고 있다. 윤 후보는 “3월 9일 부패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주신다면 양식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과 멋진 협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3일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겠다”며 호남 끌어안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보수 정당의 불모지였던 호남에서 ‘30% 득표’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구애 공세를 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포와 신안 하의도 생가를 연이어 방문했다. 보수 진영 후보 가운데 김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건 윤 후보가 처음이다. 목포에서 하의도까지 왕복 4시간이 넘는 긴 이동시간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의도 생가에 도착한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영정 앞에서 묵념을 했다. 윤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이라며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목포역 광장 유세에서도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김 전 대통령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꺼내 들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제가 국민학교 5학년 1971년 대선 때 어머니와 저녁을 일찍 먹고 집 앞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앞에 유세를 보러 갔다”며 “그때 김 전 대통령께서 ‘10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우자’ 하면서 포효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 경제, 정치를 보지 않았나. 이게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장동 부정부패의 몸통이자 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고 승인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건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도 약속했다. 그는 “저는 영남의 심장 대구의 달성과 동성로 중심가에서 호남이 잘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고 영남이 잘되는 것이라고 외쳤다”며 “지금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이 목포에서도 저는 대구가 잘되는 것이 목포가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되는 것이라고 외친다”고 말했다.

정읍·목포·신안=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