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예능 찍어 고객과 소통… 유통가 ‘콘텐츠커머스’ 바람

입력 2022-02-24 04:05
티몬이 다음 달 선보이는 신규 웹예능 ‘게임부록’. 티몬 제공

콘텐츠 경쟁력이 유통업계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다퉈 브랜드의 성장 비하인드를 소개하고, 게임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며, 골프 스윙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상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아도 충성고객을 확보하며 매출이 자연스럽게 오르면서다.

23일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브랜드의 성장 비하인드를 3분짜리 영상으로 소개하는 ‘브랜드코멘터리’를 통해 입점 브랜드 매출이 평균 3배 증가했다. 신발 브랜드 ‘우포스’는 콘텐츠 공개 직후 2주간 매출이 직전 동기보다 411%나 뛰었다. 미국 브랜드인 줄 알았던 우포스의 창업자가 한국인이라는 게 알려져서다.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 ‘렉슨’은 국내에서만 10만개 이상 판매된 미나 램프 ‘스몰 사이즈’가 한국지사 제안으로 탄생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매출 209% 증가라는 대박을 맛봤다. 29CM 관계자는 “최저가나 상품 스펙을 강조하기보다 고객과 브랜드 간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가치 중심적인 제안 방식이 의미 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충성고객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단일 상품이 아닌 브랜드 전체의 판매량, 호감도를 끌어올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지난해 장윤석 대표 취임 직후 사업의 중심을 아예 ‘콘텐츠 커머스’로 돌렸다. 누적조회수 150만에 달하는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을 비롯해 다음 달 선보이는 신규 웹예능 ‘게임부록’, 온라인 매거진 ‘테딧’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커머스를 연계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을 찾은 순이용자는 740만명으로 전월보다 4.4% 증가했다. 동종업체들은 1%대 상승에 그치거나 많게는 7% 이상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박성호 티몬 제휴전략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재미다. 수익은 중장기적 목표”라면서 “콘텐츠의 단점인 휘발성을 극복하고 구매전환율과 지속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도 차별화된 콘텐츠로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위드 정길환 골프’를 진행 중이다. 정길환 프로가 골프 입문자를 대상으로 레슨을 진행한다. 골프용품을 소개하지 않는 데도 누적 조회수가 20만회를 넘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에 드라마 ‘펜트하우스’ 등을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다. 모바일 앱에 드라마·예능 콘텐츠 스트리밍 채널 ‘엘플레이(L.Play)’를 론칭할 계획이다. 정운영 롯데홈쇼핑 라이브커머스부문장은 “재미와 정보, 예능 중심의 콘텐츠로 MZ세대 관심을 유도하고, 차별화 콘텐츠를 확대해 모바일 쇼핑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