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교회는 무조건 가는 곳이고 예수님은 그냥 믿어야 하는 분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도박을 하고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이 되어 동네가 떠들썩하게 사람들과 싸워 수시로 경찰이 출동했다. ‘우리 집은 교회에 다니며 예수님을 믿는데 왜 이럴까?’ 내가 스무 살 때 견디다 못해 어머니와 누나는 집을 나갔고, 부모님의 이혼이 진행될 때에 나는 입대를 하여 군종병이 되었다. 교회에 오래 다녔지만 성경이나 믿음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어 병사들에게 “너! 절에 가려면 트럭타고 가서 한참 걸어가야 돼. 너! 천주교 가면 미사라는 것이 있는데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쉬지도 못해. 근데 교회는 바로 부대 안에 있어. 예배 때 졸아도 되고 먹을 것도 많이 줘. 너 교회 오면 초코파이도 더 챙겨줄게” 이런 식의 상담밖에 할 수 없었다.
가정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집은 엉망이었다. 어머니는 이혼 후 심각한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렸고, 누나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집에만 박혀 있었다. 이혼을 하고 술로 인사불성이 된 아버지와 씨름하는 지옥 같은 삶을 버틸 수 없어 단칸방에서 뛰어 나왔다.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이 맞나요? 진짜 계신 건가요? 이제 하나님을 떠날게요.”라며 눈물로 하나님께 따졌다. 집안이 이렇게 된 것이 결국 돈 때문이란 생각에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컴퓨터 20대로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아주 잘 되어 한 달에 500~600만 원, 많게는 1000만 원까지 벌자 아예 교회와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고 25세에 1억, 30세에 10억, 35세에 100억을 목표로 달려갔다. 자연스럽게 음주가무에 빠져들고, 사무실에서는 날마다 술판과 도박판이 벌어졌다. 어려서부터 열심이었던 신앙은 간곳없고 나는 완전히 세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생아. 너 이제 예수님께 돌아와야지. 예수님을 만나 천국 가야지?”하는 친구의 말에 “나 구원 받았어! 천국에 대한 확신 있거든?”하고 버럭 화를 냈다. 하지만 하나님과 관계없이 괴물과 같은 내 모습에 새삼 큰 충격을 받고 교회의 어느 자매님을 만났다. “형제는 천국에 대한 확신 있어요?”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렇다면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라는 두 번째 질문에 머리가 하얘졌다.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지?’ 태어나 처음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자매는 사도행전 17장을 펼쳐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를 말했다. 그 증거는 바로 부활이라고, 하나님이 이 땅에 사람으로 오실 것과 그분이 우리 죄를 위해 죽고 부활하실 것에 대한 구약의 예언을 찾아 주었다. 순간, ‘하나님이 살아 계시는 것, 천국이 실제로 있는 것,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이 모든 것이 부활 하나면 되는구나! 부활을 통해 믿는 거구나!’ 성령께서 닫혀있던 내 눈을 활짝 열어주셨다. 자매는 “부활하셔서 모든 죄를 사해주셨는데도 그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자신이 주인 되어 산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믿겠어요?”하고 물었다. 나는 바로 ‘아멘’하며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흥분으로 집에 돌아와 밤새 울었다. 가지고 있던 담배를 버리고 술도 단숨에 끊고, 게임 사무실도 바로 정리했다. 초코파이 밖에 전하지 못했던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하자 사람들은 예수쟁이, 미친놈, 적당히 좀 하라고 했지만 기쁨을 억제할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이 지옥 같은 삶을 산 것은 돈도, 부모님 때문도 아니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고 다 자기가 주인 되어 살았기 때문임이 선명해졌다. 인연을 끊고 살았던 어머니를 곧바로 찾아가 예수님께서 다시 사셨다고, 이분을 내가 만났다고 복음을 전했다. 그런데 함께 듣던 누나가 먼저 영접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고, 얼마 후 30년 교회에 다닌 어머니가 ‘지금까지 내가 주인이었다. 돈이 우상이었고 남편을 사랑으로 품지 못해 이혼했다.’는 고백을 하고 아버지와 다시 합하며 흩어졌던 가족이 한 지붕 아래 모였다. 어머니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에서 벗어나 약을 끊었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사라진 누나는 날마다 복음을 전했다. 아버지도 술을 끊고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다니며 예배를 드렸다.
몇 년 후, 나에게 ‘예수님께 돌아오라.’고 했던 자매와 결혼하여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게 해 주셨다. 직원들이나 고객들 대부분은 외형적으로 건강하고 멋진 몸매를 가졌지만 우울증, 불면증에 부모님의 이혼, 부부 문제 등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내 간증을 들려주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한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진정한 행복의 기준은 돈도, 명예도 아닌 예수님이 가정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복음으로 산산조각이 났던 가정을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우리 가정을 통해 또 다른 가정을 살리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꿈을 꼭 이루어 드리리라 다짐한다.
주영생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