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회 1학교 운동, 기독사학 자율 주도적 확보 목적”

입력 2022-02-24 03:02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이재훈 이사장이 23일 ‘기독사학 비전선포식’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독교 사학의 역할과 과제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해 기독교 사립학교는 위기였다. 국회에선 교사 채용시험을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하는 내용 등이 담긴 사립학교법(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일부 사학의 비리 문제 때문에 덩달아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 사학이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연대했다. 미션네트워크의 출발부터 함께한 이재훈 이사장(온누리교회 목사)은 23일 비전선포식 현장에서 기독교 사학의 나아갈 방향과 미션네트워크의 역할 등을 이야기했다.

-출범 후 1년간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미션네트워크를 통해 한국교회와 기독교 사학 법인,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감대를 이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시대적 문제점에 공감해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우리는 물꼬를 터주기만 했습니다. 중요한 시작입니다.”

-시작이란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지구력과 헌신이 요구되는 긴 싸움이 될 겁니다. 국가 만능주의를 극복해야 하고 사학에 덧입힌 부정적 이미지도 벗어나야 합니다. 다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이제 시작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학교는 무엇이며 참된 기독교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나아갈 겁니다.”

-자정위원회는 강제성이 없어 한계가 있을 듯합니다.

“역사와 사회를 바꾼 건 언제나 자발적인 운동이었습니다. 올바르게 하지 못한 걸 올바르게 잡아가는 게 운동입니다. 선명하고 투명하며 효율적으로 자정에 나선다면 다들 따라올 겁니다.”

-협력의 비전에 있는 ‘1교회 1학교 운동’이 눈길을 끄는데요.

“1885년 기독교 학교가 시작될 때부터 한국교회의 운동이었습니다. 그때는 국가가 돈이 없으니 교회와 기독교인이 사재를 털어 전국 곳곳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국가가 지나치게 학교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저변에 깔린 저항정신을 일깨워 교회와 학교가 기독교 사학의 자율을 주도하자는 게 1교회 1학교 운동입니다.”

-대선 후보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점은요.

“교육은 미시적인 제도보다 거시적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공립학교는 공립학교대로, 특성화고는 특성화고대로 정체성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반대로 사학은 자율이 있어야 창의성이 나옵니다. 일관성과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율성을 줘야 합니다.”

-헌법소원 외에도 미션네트워크는 기독교 사학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미션네트워크는 기독교 학교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만들어 그 채널이 되려고 합니다. 법인 리더십을 교육하고 문제가 생길 때는 수습해 주는 컨설팅 기능도 할 계획입니다. 대안학교와의 연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안이 되려면 잘해야 합니다. 대안학교 난립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미션네트워크가 컨설팅을 통해 이들을 성장하게 하고 기독교 사학들과 연대하는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백년대계란 말이 있습니다. 몇십 년이 지나도 이어가야 할 게 교육적 사명입니다. 교육은 수직적 선교입니다. 복음을 해외에 전하는 것만 선교가 아닙니다. 차세대 교육도 선교입니다. 한국교회가 수직적 선교에 나서야 합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