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0시 기준으로 17만1452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이자 하룻만에 7만여명이나 폭증했다. 어느덧 신규 확진자 수가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다. 방역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볼 수 있는데 정작 정부는 너무나 태평스럽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확진자 폭증은 일상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 말만 들으면 코로나 종식이 눈앞에 온 듯하다. 그러나 확진자는 이달 들어 매주 2배 이상 증가(더블링)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위중증 환자의 더딘 증가세를 낙관론의 한 근거로 내세웠는데 이날 35일만에 500명대로 올라섰다. 사망자는 99명으로 역대 4번째로 많다. 어느 하나 방심할 상황이 아닌데도 정부는 “걱정 말라”고만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델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오미크론 유행은 아직 정점을 지나지도 않았다. 또 재택 격리 등 방역 조치 완화로 개개인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부의 낙관 메시지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7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미크론이) 계절독감보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높아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 후 보름여 만에 확진자 수는 5배, 사망자 수는 7배가량 급증했는데 메시지는 정반대다. 이러니 항간에 대선용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것 아닌가. 정부는 섣부른 긍정론을 펼 시간에 확진자 급증에 대비한 빈틈없는 환자 수송 체계, 재택치료 보완 등을 철저히 점검하길 바란다.
[사설] 코로나 방역에 독으로 작용하는 정부의 그릇된 메시지
입력 2022-02-24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