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카카오택시 승객 골라 태우기 일부 확인”

입력 2022-02-24 04:05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카카오택시 호출이 잘 안 된다는 지적에 서울시가 조사를 벌인 결과 ‘승객 골라태우기’ 정황이 일부 드러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23일 “카카오택시 실태조사 결과, 목적지 표출에 따라 택시기사가 승객을 골라태우고 있다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고 밝혔다. 시의 실태조사는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를 직접 불러서 탑승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841대를 호출한 결과다.

시는 구체적으로 평일 밤 시간대에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3㎞ 이내) 이동의 호출 성공률이 23%로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장거리(10㎞ 이상)를 이동하는 경우엔 호출 성공률이 54%에 달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단거리 호출 실패율이 장거리보다 높은 것은 승객 골라 태우기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했을 때도 장거리(81.8%)보다 단거리(66.4%) 호출 때 배차 가능성이 작아졌다. 또 평일(63.3%)보다는 주말(88.1%)에 배차 성공률이 높았다. 시간대별로는 아침(79.0%)과 저녁(83.2%)보다 밤 시간대(58.6%)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서울시는 최근 택시업계가 불만을 제기하는 카카오택시의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도 했다. 조사에서 일반택시를 호출했을 때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가 배차된 건이 39%였다.

유형별로는 택시 수요가 적은 주말, 단거리, 아침일수록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높았다. 특히 승객이 많은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가맹택시 비율이 16.7%로 낮지만, 승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86%로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시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배차 알고리즘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콜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인 조사·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