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1일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 1분을 지하철 시위 중인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했다. 심 후보는 “지하철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책임은 시위하는 장애인에 있는 게 아니라 세계 10위 선진국임에도 장애인 이동권조차 보장 못 하는 정치권에 있다”고 했다. 2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0일간 계속해온 지하철 시위를 마무리했다. 전장연은 “심 후보가 TV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언급했다”고 했다. ‘심상정의 1분’은 울림이 컸다.
전장연이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들도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장애인들은 버스도 타기 어렵고 지하철도 타기 어렵고 택시도 타기 어렵다.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률은 전국 기준 30%에 불과하다. 장애인콜택시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지하철을 타려 해도 곳곳이 장애물이다. 장애인 지하철 시위 자체가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용 리프트 추락 사망 사고에서 시작됐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언제나 문제는 예산이다. 정부는 ‘국비 지원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다. 몇조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지난해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727억원과 3431억원이었다. 매년 2000억원 정도를 추가로 투입하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수십조원짜리 대선 공약도 많은데, 2000억원이 없을 리 없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없는 거다.
마무리 발언 1분 동안 절절한 후보들의 호소가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정직하고 헌신적인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해 달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도덕적이고 유능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심 후보는 “장애인 선진국을 만들자”고 했다. 마지막 1분은 심 후보의 승리였다.
남도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