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우구스티누스 연구가인 가토 신로는 ‘고전’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비슷한 책들이 얼마든지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세상에 단 한 권만 있는 책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고전입니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사람들의 영혼에 울림을 주는 책이 고전이 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세상에 단 한 권만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백록을 매년 한 번씩 읽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제 책상에는 성경과 함께 고백록이 항상 놓여 있고, 제 차에도 또 한 권 싣고 다닙니다.
고백록 전체는 주님을 향한 ‘고백’입니다. 고백이라는 말은 회상 기도 회개 찬송 질문 등을 다 포함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깊은 대화가 이 책의 내용입니다. 고백록 가장 앞부분에 나오는 문장이 유명합니다.
“주님을 향하도록 우리를 만드셨기에, 주님 안에서 안식하기까지 우리 마음은 안식하지 못합니다(1권 1장).”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안식으로 이끌어 왔는지 보여주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제1~9권은 그의 과거의 삶에서 나타난 은혜를, 제10권은 그의 현재에 나타난 은혜를, 제11~13권은 창세기 1장의 주석으로서 이 우주 전체에 나타난 은혜를 다룹니다.
특별히 권하고 싶은 부분인 제1~9권을 보면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가 나옵니다. 그와 같이 거룩한 교부(敎父)도 사실은 우리와 비슷한 성정을 지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성경 말씀, 특히 시편을 가지고 설명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성경에 따라 반추함으로써 그 경험이 보편적 진리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자신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그는 주님과 말씀을 찾아야 했습니다. 주님은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떠나 살았던 젊은 아우구스티누스의 마음은 성(性) 명예 철학 마니교 등을 추구했지만 여전히 안식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원을 거닐다가 “집어라! 읽어라!”고 하는 이웃집 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라틴어로 “톨레! 레게!”라고 하는 이 두 단어가 성경을 펴서 눈에 들어오는 첫 대목을 읽으라는 하늘의 명령처럼 들려 집에 들어가 성경을 펼쳤는데 로마서 13장 13~14절을 읽게 됐습니다. 말씀을 읽는 순간 확신의 빛이 그의 마음에 부어졌고, 의혹의 모든 어둠이 흩어져버렸습니다. 그는 드디어 마음의 참된 안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8권 12장).
하지만 그 안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완성된 안식은 종말에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모든 선행을 다 마친 다음, 영원한 생명의 안식일에 주님 안에서 우리는 안식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주님께서 저희 안에서 일하시듯, 그때는 주님께서 저희 안에서 안식하실 것입니다(13권 36~37장).”
우리 안에서 안식하실 수 있을 때까지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십니다. 그것이 은혜입니다. 고백록을 통해서 역사상 수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만났고, 영혼의 안식을 누렸습니다.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집어서 읽으십시오. “톨레! 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