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 겨냥 “대장동 견적 딱 나와… 이거 한 건만 했겠나”

입력 2022-02-23 04:0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충청이 잘되고 호남이 잘되는 것이 또 영남이 잘되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지역을 갈라친다고 비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견적이 딱 나오는 사건이다. 이거 한 건만 했겠는가”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당진·서산·홍성·보령을 거쳐 전북 군산·익산까지 ‘서해안 라인’ 거점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대선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인 충청권 표심을 다지고, 호남 민심까지 잡겠다는 포석이다.

윤 후보는 당진전통시장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부패를 벌인 몸통이 5000만 국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국가 최고의사결정권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저런 사람을 후보로 미는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인가”라며 “정부를 맡게 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서산 유세에선 이 후보의 법인카드 횡령 논란을 두고 “공직에서 발급되는 법인카드를 저런 식으로 쓴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마음이 다 떠났다”고 주장했다. 또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코나아이 등 꼽을 게 한둘이 아니다”며 “이런 사람에게 나라 맡기면 되겠나. 이건 고양이 앞에 생선 맡기는 것보다 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유세 때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윤 후보는 이날 군산과 익산을 방문, 1주일 만에 호남을 다시 찾았다. 그는 익산역 앞 유세에서 “저는 정치적 부채가 어느 곳에도 없다”며 “지역주의의 볼모도 아니고, 어떤 계층과 계파에도 부채가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호남 지역감정, 선입관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주의 타파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또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으면 호남에 주민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먼저 추진하셨을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다면 3억5000만원을 들고가서 1조원의 시민 재산을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 유세에는 민주당 출신 4선 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이 깜짝 등장해 윤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23일에는 전북 정읍과 전남 목포를 방문한다. 전남 신안 하의도에 위치한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할 계획이다. 보수 진영 대선 후보로서는 첫 방문이다. 그만큼 호남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윤 후보는 최근 전직 대통령 생가를 연이어 찾고 있다. 지난 18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19일에는 경남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정치 경험이 짧은 윤 후보가 산업화와 민주화의 상징인 전직 대통령들에게 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후보 지원을 위해 총출동해 호남을 누볐다. 이들은 신안 흑산도를 찾아 흑산 공항 건설을 약속했고, 광주에서는 복합쇼핑몰 유치 공동 대응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뜨끔 해할 만한 광주쇼핑몰 2탄, 3탄도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당진·홍성·보령·익산=이상헌 기자,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