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2일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고향 부산을 찾았다.
안 후보는 “(대선 후보 중) 저만 부산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표심을 둘러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이번 부산 일정엔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동행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을 방문해 “저희 할아버님이 부산상고, 아버지가 부산공고 그리고 제가 부산고를 나온 부산 토박이”라며 “꼭 부산을 되살리고 부산 사람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단디하겠다” “디비부겠다” 등 부산 사투리를 연신 쓰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안 후보는 시장 방문에 앞서 부산 중구 민주공원 넋기림마당을 참배했다. 방명록에 ‘부산의 아들 안철수, 부산 선열의 유지 이어받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안 후보는 수도권과 부산의 경제력 격차를 거론하며 “거대 양당이 정치에서 이기면 자기편 먹여 살리는 일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부산은 자꾸 쇠락하고 삶은 자꾸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 울산, 경남이 모두 통합된 글로벌 해양 융합복합도시를 통해 광역경제권을 만들겠다”며 “800만명 규모의 광역경제권이 된다면 부산은 훨씬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제가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며 “(윤 후보가) 포기해 주면 제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윤 후보를 더 공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윤 후보가) 너무 몰라서요”라고 비꼬았다.
이어 “저는 열심히 (다른 후보들도) 다 깠다”면서 “당황하는 사람은 많이 까이는 것처럼 보이고 뻔뻔한 사람은 안 까이는 것처럼 보여서 그렇지, 저는 다 깠다”고 설명했다. ‘TV토론을 제일 잘하셨다’는 말에 안 후보는 “제 실력의 반만 썼습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어 중구 광복로에서 진행한 유세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안 후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경제를 잘 모르고 능력이 없으면 정권교체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면서 “오히려 우리나라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하는 이유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두 후보를 겨냥한 듯 “마, 고마해라”라고 외친 뒤 야구방망이를 두 차례 휘두르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안 후보는 부산진구 부전시장과 해운대역을 차례로 찾아 시장 상인과 청년들을 공략하는 행보를 펼쳤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