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현대차가 현지 4개 공장 중 한 곳을 가동 중단했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 시장 판매량이 연간 114만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3분의 1 수준인 38만5000대로 떨어져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 합작 회사인 베이징현대의 충칭 공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베이징현대 내부 관계자는 “충칭 공장은 현재 생산량이 없고 근로자 대부분은 휴가 상태”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2017년 1조6000억원을 들여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충칭 공장을 지었다. 이곳에선 베르나, 안시노, 피에스타 등 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소형차가 생산됐다.
베이징현대는 원래 베이징, 충칭, 창저우에 모두 5개 공장을 운영했다. 5개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65만대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판매량이 줄면서 지난해 10월 베이징 1공장을 베이징시에 매각했다. 1공장을 처분한 이후에도 생산 과잉 상태가 지속되자 충칭 공장도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4개 공장의 연산 능력은 135만대로 판매량을 크게 웃돈다.
현대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충칭 공장은 소형차 위주의 생산 공장으로 제품 라인업 효율화 및 상향화 전략에 따라 잠시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건실한 사업 운영을 위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현대차와 계열인 기아의 합계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6년 7.35%에서 지난해 1.7%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사업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전기차 전환 등 시장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