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가혹, 국힘엔 관대”… 이재명, 심상정을 어쩌나

입력 2022-02-23 04:03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심상정 딜레마’에 빠졌다.

심상정(사진) 정의당 후보는 21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괴롭혔다. 민주당에선 특히 심 후보가 이 후보의 경제 공약을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경제’에 비유한 것에 대해 선을 넘긴 발언이라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심 후보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같은 범진보 진영의 이 후보를 겨냥한 ‘선명성 전략’을 쓰고 있다.

이 같은 심 후보의 전략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172석의 거대 여당이 6석 소수 정당에 강력 대응할 경우 유권자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후보의 아픈 부분을 꼭 집어 파고드는 심 후보를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후보는 22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토론에 대해 “심 후보는 민주당에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국민의힘에는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상당히 화가 많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심 후보가 진보 지지층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11일 TV토론에 이어 이번에도 아주 작정을 하고 이 후보를 공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심 후보의 전략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정책이나 경제 지식에 있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검증할 게 훨씬 더 많은데 심 후보가 왜 이렇게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심 후보의 공세가 선거판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보 지지층은 윤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이 후보에게 심정적으로 쏠려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심 후보와 갈등을 빚는 모습은 최소화하고 윤 후보 공격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러나 심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경우 대응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세환 안규영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