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관계성 이어주면 온라인 소그룹 살아날 수 있어

입력 2022-02-23 03:08
안산동산교회 소그룹 지역장과 교구 목회자가 최근 온라인을 통해 모임을 하는 모습. 안산동산교회 제공

건강한 소그룹(셀) 모임으로 유명한 경기도 안산동산교회(김성겸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소그룹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년 넘게 유지해왔던 모임이라 온라인에서도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서로 성경을 읽고 말씀묵상(큐티)을 한 뒤 받은 은혜를 나누면서 교제하고 기도한다.

교회 셀 코치를 맡은 이평강 목사는 22일 “현재 지역별로 10여명이 모인 소그룹 13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며 “온라인 소그룹을 하면서도 거리 두기 인원수에 맞춰 대면 모임을 놓지 않고 있다. 공동체의 ‘관계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교회 소그룹 모임이 줄어든 데에는 소그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리 두기가 강화돼도 정말 보고 싶은 사람, 만나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과는 만난다. 코로나로 성도들의 만남이 줄었다는 것은 소그룹 구성원들이 서로 보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뜻”이라며 “가장 깊은 친밀함이 있어야 하는 곳이 교회 아닌가. 교회는 단순히 모임의 장을 열어주는 것을 뛰어넘어 성도들의 관계성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산동산교회는 온라인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면서 직장인 남자 성도들의 참여가 늘어난 것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늦게 퇴근하거나 지방 출장 등이 잡히면 소그룹에 잘 빠지던 남자 성도들의 참석률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그룹의 요청이 있으면 김성겸 목사가 온라인 모임에 참여해 기도하고 교제하면서 성도들이 코로나 이전보다 담임목사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 목사는 “소그룹 양육과 교육이 기존에는 주로 교구 목사가 주체가 돼 진행됐다면, 비대면 시대에는 담임목사가 영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성도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안산동산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속 교회 소그룹이 250~260년대 로마제국 내 퍼졌던 키프리아누스 전염병 당시 공동체 정신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유했던 초대교회와 닮아가기를 꿈꾸고 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성도들이 삶 속에서 성경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런 소그룹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